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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8.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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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청송.jpg
윤경희 청송군수

 

 

 

이맘때쯤이면 어릴 적 어머니께서 간식으로 가마솥에 쪄주시던 포슬포슬 분 나던 감자가 떠오른다. 오순도순 식구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감자에 김치 한 토막을 척 걸쳐 먹으면 무더위 속이라도 한껏 행복하기만 했다.

 

그 추억을 이어와 요즘도 현대인들의 인기 군것질거리이기도 한 감자는,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프랑스 탐험가들이 유럽으로 가져가서 전파됐다.

 

사실 유럽으로 들어간 감자가 처음에는 돼지 사료나 전쟁 포로들의 식량으로만 사용됐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감자는 음침한 땅속에서 자라며 울퉁불퉁 못생긴 데다가, 솔라닌이라는 독 때문에 잘못 먹으면 탈이 나는 식물로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입견을 깨고 사람들의 식탁에 널리 보급되기까지는 20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감자의 이로운 점을 이용하고자 재배에 주력한 지도자가 있었는데 프로이센의 황제 프리드리히와 프랑스의 루이 16세였다.

 

이들의 혜안 덕분에 감자는 전쟁 중 전투 식량으로 기근에 구황작물로서 톡톡히 역할을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었다.

 

필자는 감자를 먹을 때마다 어쩐지 이런 유럽의 역사와 함께 우리 청송사과를 떠올리게 된다. 그건 아마도 프랑스어로 ‘폼 드 테르’라고 불리는 감자의 뜻이 ‘땅에서 나는 사과’이기도 하려니와 대한민국 최고의 사과로 정평이 나 있는 ‘청송사과’ 또한 하나의 벽을 깨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위한 출발 선상에 서 있기 때문이다.

 

올 가을부터 청송사과의 꼭지를 자르지 않고 시장에 출하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한 말이다. 필자가 농가에 방문했을 때마다 한목소리로 토로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오랜 관행으로 이어온 사과의 꼭지 절단 작업에 관한 얘기였다.

 

 

 

 

사과 꼭지를 자르는데 드는 농가의 인건비는 청송군에서만 생산량 기준으로 한 해 86억 원, 전국적으로는 매년 660억 원 이상이 추산된다. 유통 과정에서 꼭지에 찔려 흠이 나면 높은 값을 받을 수 없고 또 모양을 좋게 하려고 병행하는 이 작업 때문에 농가의 손해가 막중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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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이라는 하나의 벽을 깨부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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