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6-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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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다보스포럼 16일 개막…尹대통령 등 국가리더 52명 참석
        숄츠 독일 총리·류허 중국 부총리 등도 참석 예정… 바이든은 불참할 듯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 주제로 글로벌 현안 논의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의 행사장 옥외간판   전 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오는 1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각국 정부를 이끄는 52명의 정상급 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CEO) 600여명이 모일 예정이다.   주최 측은 10일(현지시간) 온라인 사전 설명회를 통해 "52명의 정부 대표와 600여명의 CEO, 국제기구 수장 등이 대거 참석하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전쟁과 갈등, 경제 위기, 기후변화 등의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국 중앙은행 총재 19명과 재무장관 56명, 외교장관 35명, 무역장관 35명, 정치인과 기업 임원, 학계 인사 등 2천700명 이상의 고위 인사들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53번째인 WEF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심화한 보건과 안보, 경제 위기 국면을 맞아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에 몰두할 게 아니라 공동의 가치를 토대로 다시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주최 측은 이번 WEF에 참석하는 국가 리더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대체적인 참석 규모만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존 케리 기후 특사와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장,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주지사 및 의회 의원들과 함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가 다보스에 올 예정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우 2021년과 2022년 WEF에 화상 연설을 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WEF 회의장을 찾는다. 우리 대통령이 직접 WEF에 참석하는 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WEF 특별 연설을 통해 공급망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소개할 예정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참석한다. 숄츠 총리는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WEF에 참석해 자국이 처한 전황을 소개하면서 각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WEF에도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유엔 및 산하기구, 국제통화기금(IMF),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서도 대표급 인사 39명이 WEF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WEF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안보 이슈와 함께 기후변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위기, 사이버보안, 일자리, 인공지능 등 세계 각국이 관심을 두고 공동 대응해야 할 주제를 놓고 각국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게 된다.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도 이번 WEF에 대거 참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회의장에 나올 예정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총수들은 WEF에서 각국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공급망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 등 기업들이 당면한 현안을 풀어낼 해법을 논의하는 한편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여론전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WEF는 독일 태생의 스위스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이 1971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과 유럽 지역 경영인들을 초청해 창설한 '유럽경영포럼'을 모태로 한다.   1973년 참석 대상을 전 세계로 확대했고, 1987년부터 WEF라는 현 명칭을 사용했다. 이후로 저명한 정치인과 기업인, 학자 등이 모여 경제를 비롯해 세계가 당면한 현안에 관해 토론하는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WEF는 매년 1월 말에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州)에 있는 해발고도 1천575m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렸지만 2002년에는 9·11 테러에 맞선다는 의미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적도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1월 행사가 아예 취소됐고, 지난해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인해 1월에는 온라인 행사 '다보스 어젠다 2022'만 열린 뒤 4개월 뒤인 5월에 대면 행사로 개최됐다.   다보스에 있는 대형 회의장인 콘그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올해 WEF는 3년 만에 열리는 1월 대면 행사가 되는 셈이다.     세계 언론의 이목이 쏠리는 다보스 포럼은 온갖 주장을 펼치는 전 세계 활동가들의 시위 무대로도 이름이 높은데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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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12
  • 스위스 내무장관, '순환보직' 대통령 재임…"중립정책 유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내무부 장관 겸 대통령   스위스에서 7명의 연방장관이 돌아가며 1년씩 맡아 수행하는 대통령직을 알랭 베르세(50) 내무부 장관이 2018년에 이어 다시 맡았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베르세 장관은 지난해 대통령직을 맡았던 이그나지오 카시스 외교부 장관의 뒤를 이어 이날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스위스는 연방장관 회의체인 연방평의회 구성원 7명 가운데 1명이 1년씩 대통령이 된다. 대통령은 연방평의회를 주재하되, 행정 수반이 아닌 국가원수로서 외교 활동에 주력한다.   사민당 출신의 베르세 대통령은 경제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03년 주 의회 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고, 2011년 연방평의회 구성원이 됐다.   2018년에도 대통령직을 수행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내무부 장관으로서 방역 대응에 힘을 쏟았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내무부 장관직은 겸임한다.   그는 이날 스위스 공영언론 스위스인포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립국 정책을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데 대해 "중립국 정책은 우리의 유일한 선택"이라며 유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베르세 대통령은 "스위스는 매우 오랜 인도주의적 전통을 가진 나라이며 국제 분쟁에서 그 역할은 안정적이고 명확하다"면서 "스위스는 중립적이지만 무관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작년 2월 이후로 스위스에서도 중립국 정책을 둘러싼 여론 변화가 감지됐다. 작년 6월 공공 여론 조사에서는 '친 나토 지지 여론'이 52%를 기록하며 처음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스위스 연방정부는 중립국 노선 탓에 국제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하에 연방평의회 의결로 중립국 노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베르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런 연방정부의 노선을 재임 중에 변경 없이 이어간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베르세 대통령은 국민연금 제도 개혁의 안정적인 추진, 이미 전력생산의 80%에 이른 재생에너지 비율의 지속적인 확대 등을 새해 주요 정책 과제로 꼽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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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03
  • 외국인 노동자 차별, 스위스 어두운 그림자 남일 아니다
     [오피니언] 김진경의 ‘호이, 채메’   1970년 11월 29일 베른에서 열린 계절근로 제도 반대 시위 현장. 피켓에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 스위스노동조합연맹]   한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81명이라는 통계청의 최근 발표 후 국내외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번 세기말 한국 인구가 절반으로 줄 것이라는 분석부터, 이대로라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전망도 있다.   이 와중에 저조한 출산율을 해결할 방안으로 등장한 게 ‘외국인 가사도우미’다. 필리핀·인도·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출신의 가사도우미 또는 베이비씨터를 자유롭게 고용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국인 입주 씨터에게는 300만~400만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외국인 씨터에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그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고, 따라서 한국 여성들이 육아 부담 없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한 나라 안에서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게 차별인지 아닌지는 일단 차치하자. 경직된 노동 시간, 가부장적 문화, 높은 집값 등 저조한 출산율의 여러 이유 중 왜 하필 ‘한국 여성의 커리어에 대한 욕망’이 주로 지목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내려놓자. 누군가 돌봄 노동을 대체하기만 하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얄팍한 시각도 덮어 두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이라는 괴이한 아이디어를 접하고 떠오른 것은, 내가 사는 스위스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비인간적으로 처우한 역사다.   다함께운동, 미국 흑인 민권운동에 비견   스위스가 현재의 기술 강국, 작지만 부유한 나라로 성장하기까지는 외국인 이민자들의 공이 컸다. 스위스 산악지대 케이블카 사업을 이끈 건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인 프란츠 칼 가라벤타였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IWC 창립자는 미국 출신의 엔지니어 플로렌틴 존스, 스와치 그룹을 설립한 건 레바논 이민자 니콜라스 하예크다. 스위스 식품 기업 네슬레는 독일에서 온 앙리 네슬레가 창립했다. 1833년 취리히에 처음 대학이 세워졌을 당시 교수의 절반 이상은 독일인이었다. 이른바 고급 인력 외에도 스위스 경제 구석구석을 외국인들이 떠받쳤다. 1910년 기준 스위스 철도 노동자의 81%가 이탈리아인이었다.   그런데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많은 외국인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1900년에 12%였던 스위스 내 외국인 비율이 1941년에는 5%로 줄어든다. 스위스는 노동력 기근을 겪는다. 건설, 관광 산업이 한창 발전하는 시기에 일할 사람이 없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스위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라는 게 묘했다. 1931년 ‘외국 시민을 위한 연방법’ 하에 ‘계절근로(Saisonarbeit)’라는 항목을 만든다. 계절근로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1년에 최대 9개월까지만 스위스에서 일할 수 있고, 실업급여 등 사회보험 혜택이 제한되며, 계절근로를 하는 동안 작업장이나 고용주를 바꿀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가장 핵심적인 건 계절근로자가 가족을 스위스에 데려오지 못하도록 한 항목이다. 만약 부부가 둘 다 계절근로자라면 부부의 아이는 고향에 둔 채 스위스에서 일해야 했다. 계절근로 조건을 이렇게 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일할 사람은 필요하지만 그들이 가족과 스위스 땅에 영구 정착하는 건 막겠다는 거다. ‘스위스역사백과사전’은 ‘계절근로자(Saisonniers)’ 항목에 이렇게 쓰고 있다. “노동 시장의 수요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외국인 인구 과밀’을 막으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계절근로자로 스위스에 가장 많이 들어온 건 이탈리아인이었다. 1950년대에 14만 명이던 이탈리아 계절근로자가 1970년대에는 60만 명까지 늘어났다. 스위스 경제 발전에 단단히 한몫했음에도 이들은 혐오 대상이었다. 한국의 3D 업종 외국인 근로자 처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9개월간 일하다 돌아가야 했으므로 제대로 된 집이 아니라 임시변통 막사에서 지내야 했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없다는 점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 아이들을 조부모에게 맡기고 생이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직업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들을 스위스로 데려왔다. 이 아이들은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아파도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특히 1960~70년대에는 감시를 피해 집 벽장에 숨어 있거나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에서 혼자 놀아야 했다는 증언이 많다. 공식 통계는 없으나 추정에 따르면 이렇게 숨어 지냈던 이탈리아 계절근로자의 아이들이 1970년대에만 약 1만5000명이었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를 필요해서 불러다 놓고 제대로 사람대접을 하지 않았던 당시 스위스 사회 분위기는 두 건의 국민투표에 기록으로 남아 있다. 첫 번째는 1970년 6월 7일 치러진 이른바 ‘슈바르첸바흐 이니셔티브’ 투표다. ‘너무 많은 외국인에 대항하는 국민 행동’이라는 이름의 극우 단체가 제안한 것으로, 스위스 각 칸톤의 외국인 비율을 10%로 제한하자는 내용이었다. 단체를 창립하고 투표를 주도한 정치인의 이름이 슈바르첸바흐였다. 캠페인 기간에 외국인들이 느낀 두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탈리아인 기자 콘체토 베키오가 당시 상황을 쓴 저서 『그들을 내쫓아(Cacciateli)』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들을 꾸중할 때 “말 안 들으면 슈바르첸바흐가 잡으러 올 거야!”라고 겁을 줄 정도였다고 한다. 투표 결과 54%의 반대로 이 안건은 기각되었으나, 다르게 말하면 46%의 스위스 국민이 외국인 제한에 찬성했다는 의미다(참고로 당시 투표자는 전원 남성이었다. 스위스에서 여성이 투표권을 얻은 건 1971년이다). 외국인 혐오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1971년에는 취리히에서 한 남성이 이탈리아인이라는 이유로 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살해되는 일도 있었다.   1970년대 말 스위스 내부에서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그것은 ‘다함께운동(Mitenand-Bewegung)’으로 발전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노동력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우하자, 동화(assimilation)가 아니라 통합(integration) 정책을 만들자는 요구였다. 다함께 운동 실무그룹은 외국인 관련 두 번째 국민투표를 제안한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스위스인과 같은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고 차별의 여지가 많은 계절근로제도를 폐지하자는 내용이었다. 1981년 4월 5일에 실시된 이 투표 결과 반대가 84%나 나왔다. 다함께운동의 압도적 실패였다. 계절근로자 제도는 2002년 스위스가 유럽연합(EU)과 자유이동협약을 맺고 나서야 폐지됐다.   작년 계절근로자 아이들 피해 보상 촉구   스위스의 다함께운동은 195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 운동에 비견될 만한 것이었지만, 실패한 운동을 기억하는 스위스인들은 많지 않다. 기억에서 지웠다고 차별의 역사가 사라진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 취리히에서 ‘테소로협회’가 발족했다. ‘벽장 안에 숨어 살아야 했던 계절근로자의 아이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단체다. 이들은 스위스 당국의 공식 사과 그리고 상징적 금액이라도 보상할 것을 주장한다. 계절근로제도가 만들어진 지 80년 만에 스위스 정부는 들추고 싶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게 됐다.   지금도 일부 스위스인들은 ‘조건을 알고도 일자리를 얻으려 자발적으로 스위스에 온 것’이라며 계절근로제도가 차별이 아니라고 한다. ‘동남아 씨터들은 훨씬 적은 월급도 감지덕지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는 인터넷 댓글과 같은 논리다. 그러나 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조건 속에서 ‘자발적 선택’이라는 건 허상이 아닌가. 우리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나이든 조부모로 이어진 돌봄 노동의 사슬을 외국인 노동자로 확장하는 중이다. 그것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한국인과 같은 노동 조건을 보장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은 가사도우미뿐 아니라 수많은 영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스위스가 80년 전에 저지른 오류를 답습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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