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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2.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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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주자들 ....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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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정치컨설턴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때아닌 ‘당정 일체론’이 출몰했다. ‘100% 당원 투표’에 이어 대통령 ‘명예 당대표’까지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철규 의원은 “당과 대통령이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지 지금까지 ‘당정 분리론’이라는 게 좀 잘못된 것 같다”며 당정 일체론에 불을 붙였다.

 

장제원 의원은 “당정 분리를 처음 도입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으로 그 이후 노 대통령이 당정 분리 문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미국은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명예 당수이기에 집권 정당의 책임정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동시다발적 발언으로 보아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명예 당대표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는 ‘100% 당원 투표’로 바꾼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정 관계가 긴장 관계만 유지해선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너무 일치되면 건강한 비판이 없어질 수 있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100% 당원 투표’나 ‘당정 일체론’ 이슈가 전개되는 방식이 비슷하다.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누군가 언론에 흘린 후에 이른바 윤핵관이 일제히 나서 ‘미국은 이렇고, 유럽은 저렇네’ 하면서 마치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다는 식으로 현란하게 설명한다.

 

사실 제도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선택의 문제다.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이준석 승리)는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진행됐다. 이때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갔다. 2006년 한나라당 전당대회(강재섭 승리)는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였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은 없었다. 2004년 총선 직전 한나라당 임시 전당대회(박근혜 승리)는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로 치러졌는데 최초로 여론조사가 도입됐다. 2003년 전당대회(최병렬 승리)는 최초로 23만 전 당원 투표로 진행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때까지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였고 당대표를 지명했다. 야당 대표는 체육관에서 만 명 정도의 대의원과 당원 투표로 결정했다. 그러니 ‘100% 당원 투표’는 2003년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대통령의 ‘여당 총재’는 1990년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새로울 게 없다. 아마도 총선 끝나면 ‘당권·대권 분리’도 바꾸자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제원 의원은 작년 12월 말에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다”는 놀라운 발언을 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을 완벽하게 정비해서 일사불란하게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당이 일사불란하게 똘똘 뭉쳐 갈 때 국민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집권 여당을 믿어주고 지지를 보내 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놀라운 인식이다. 상식적으로는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다”고 말했어야 하지 않나. 이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와 프레임은 명확해졌다. ‘대통령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후보와 ‘국민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후보의 싸움이다. 당원들은 이 주장 사이에서 결정하면 된다.

 

첫 번째 TV 토론에서 ‘당대표와 대통령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황교안 후보는 “충분하게 협의해야겠지만 결국 뜻이 다를 때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줘야 하고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실이) 100% 옳게 판단하지 못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럴 때 당은 정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태원 참사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이상민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게 그런 사례일 것이다. 김기현 후보는 “대통령과 당대표의 관계는 밀당하는 건강한 부부다. 당대표는 민심과 쓴소리를 전달하면서 대통령과 그것을 녹여내야 한다”고 했고, 천하람 후보는 “당의 스펙트럼이 대통령실보다 넓어야 될 것”이라며 “항상 같은 길로 갈 수는 없지만, 대체로는 협력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결국 네 후보 모두 기본적으로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맞추는 것이 맞는다는 데는 동의한 것이다.

 

대통령실의 노골적 개입, 무리한 당헌 개정, (나경원에 대한) 거친 불출마 압박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전당대회지만 밝은 빛도 놓치면 안 된다. 보수의 분화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강성 보수(황교안)·정통 보수(김기현)·중도 보수(안철수)·개혁 보수(유승민)·젊은 신(新)보수(천하람·이준석)가 지분(?)을 확인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유승민의 불출마가 아쉽지만 출마한 네 후보 모두 이미 승자다. 이제 김기현은 ‘전국구’ 정치인이 됐다. 안철수는 ‘본의 아니게’ 대통령과 맞서 ‘꺾이지 않는’ 저력을 보여줘 유력한 대선 주자 중 하나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천하람은 ‘이준석 아바타’의 한계를 뛰어넘어 ‘MZ세대’ 정치인의 선두 주자 중 하나가 됐다. 황교안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대착오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법무부장관·총리·대통령 권한대행·당대표의 화려한 이력다운 연륜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김기현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언급하고 사퇴를 요구해 관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① 김기현이 1차에서 끝낼 수 있을까 ② (1차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누가 결선에 갈까 ③ 결선에서 대역전이 일어날까. 승부의 변수는 큰 선거 경험이 없는 김기현의 캠페인 능력이다. 앞으로 3주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윤석열 대 안철수에서 김기현 대 안철수로 구도가 이동하는 구간이다. ‘윤석열이 미는 김기현’ ‘이준석이 미는 천하람’ ‘안철수가 미는 안철수’의 싸움이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황교안이 중도 사퇴하지 않는다면) ①의 가능성은 50% 밑이다. ②는 김기현과 안철수가 갈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③의 가능성은 50%다. 흥미진진한 전당대회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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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보수의 분화로 흥미진진해진 여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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