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사 부지는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라는 TV 발표에 천지를 진동시킨 그 함성과 흥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4년 전 대구시 신청사 후보지 공모 당시 서남부권에서 2개 지자체 신청과 구·군별 인구 편차를 무시한 동일 수 시민참여단 구성이라는 악조건에서도 달서구는 시청 유치를 이끌어 냈다.
그 역사적 결정은 4개 구·군의 치열한 경쟁 종결을 넘어 시민공동체 합의라는 엄숙한 가치를 담는다. 그러함에도 시청사 예정부지 매각 문제로 1년2개월의 심각한 분열과 갈등이 이어졌지만, 매각 철회로 원점에서 새 출발 됨이 다행이다.
그동안 모두가 침묵할 때 시청사 바로세우기추진위원회는 시민 합의 결정의 의미와 대구 백년대계의 꿈을 상기시키며 집회와 캠페인 그리고 10만명 목표 서명운동으로 시민 승리를 이끌어 냈다. 시청사 건립 방해자로 몰리며 수차례 의회 질의 및 구청 앞 데모대를 맞아야 했던 필자의 감회는 남다르다.
이제 그동안의 혼란을 잊고 시청사를 두류공원과 함께 대구 랜드마크로 만드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시민 공론화 과정에서 오간 시민 소통과 역사 문화의 공간이자 대구의 새로운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신청사는 설계단계에서 잘 반영돼야 한다.
이는 대구 균형 발전을 위한 서부권의 구심점이자 대구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공무원의 사무공간을 넘어 치열한 상상과 통찰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담는 열린 공간 그리고 시민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드넓은 잔디광장과 녹지, 지하에는 수천 대의 주차 공간, 두류공원과 조화된 독특한 건물디자인에, 감삼역 진입도로 폭 확대와 지하차도 연결 그리고 주변 도로 확장, 두류공원과의 입체적 연결 등 중·장기적 계획이 요구된다.
향후 대개조될 두류공원 주위는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고층 고급 주거지화가 예상된다. 이를 염두에 둔 시청사의 방향과 디자인, 높이 등이 검토되며 대구시민의 자랑스러운 2·28 자유 정신이나 국채보상운동 정신이 투사된 독특한 건물 외양이면 금상첨화다.
'신청사 건립 기본 구상'에서 보듯 시청사는 두류공원과 일체적 품격을 가지며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야 한다. 대구의 푸른 보석 두류공원에 안기는 시청사 부지는 타 지역에서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영감의 공간으로 미래 천문학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주변과 연계된 마스터플랜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에 달서구는 두류 젊음의 광장과 신내당시장, 두류 먹거리타운, 두류1번가 지하상가 일대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80억원 정부 공모 '두류 젊코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두류공원과 이월드 일대 관광특구 지정 준비, 신청사의 관문이 될 성서IC와 용산네거리 등 주변 경관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년대계의 꿈이 가져다줄 미래의 한날을 상상해 보자. 봄, 여름, 가을 드넓은 잔디광장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유모차를 끄는 가족들 웃음소리도 가득하다. 주말이면 공연과 축제, 운동회가 열리며 실개천은 몰려드는 관광객 차지가 되고 편백 숲속 오솔길은 맨발 걷기의 여유가 넘친다. 주변 상가에는 추억을 찍어 올리는 젊은이들과 관광객의 감탄사가 들린다.
우리가 만들고 지켜낸 대구의 미래는 이토록 풍요롭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
